육아휴직이야기, 3개월차.
이제 150일을 넘긴 우리아가는 이유식을 시작할 시기입니다. 마음의 준비도, 별다른 생각도 없이 하루하루 함께 하는데만 열중했던 엄마인데, 아기가 먼저 신호를 보냈어요. 그 신호란… ‘엄마 아빠 먹는데 열심히, 유심히 쳐다보기’.
아직 뒤집지도 못한 녀석이고, 모유 아가는 6개월에 시작해도 된다는데, 밥먹는 엄마아빠에 너무도 관심이 많아 입 한 번~ 식탁 한 번~ 보는 턱에…아가야에게도 맘마를 주기로해요.
생각해보니 5개월하고도 2주 정도 된 아가에게 딱 맞는 시작이 아닐까 싶어요. 6개월부턴 모유에 철분이 적어져 아기가 빈혈에 걸릴 수 있는데, 이유식을 한다고 바로 고기부터 먹일 수는 없으니까요.
준비물을 생각해보는데…정말이지 모든 육아의 준비물은 끝이 없어요. 어쨌든 시작은 간단하게. 저의 원칙이랄까요.
시중에 많은 이유식조리기, 메이커들이 있는데 저는 아기전용으로 쓰려고 아껴두었던 핸드블랜더(소형), 편수냄비, 체, 스파츌러, 피딩스푼, 그릇세트, 칼을 이용해요. 평소에 쓰던 저울도요!
핸드블랜더는 결혼할 때 선물로 받았는데 작은 통은 한번도 사용하지 않아서 아기전용으로^^ 냄비는 편수냄비가 좋다 합니다. 저을 일이 많으니 한 손으로 그립 딱! 스파츌러와 피딩스푼, 그릇은 열탕소독이 가능한 것으로 골랐어요. 특히 아기 그릇은 넓어서 잘 식고, 전자렌지 사용도 가능한 것이 좋을 것 같았어요.
이유식 방법은 쌀미음에서 시작해 아기가 적응하면 3~5일 먹이고 알러지나 소화에 이상 반응이 있는지 본 다음에, 재료를 한 가지씩 추가해 만드는 거래요. 우리아가는 쌀-찹쌀-애호박-감자-브로콜리 순으로 초기이유식을 시작해 보려고요.
시작은 15g 입니다 ㅎㅎ 소꿉놀이도 아니고!
1. 쌀 15g을 불린다. (20~30분)
2. 불린 쌀을 곱게 갈아준다.
3. 추가재료가 있으면(10g) 찌거나 삶아서 체에 친다.
4. 갈아놓은 쌀과 추가재료, 물1컵을 넣고 센 불에서 끓여준다. (수시로 저어주세요. 눌러 붙어요.)
5. 끓어오르면 약한 불로 줄이고 7분 정도 되직하게 끓여준다.
6. 체를 이용해 건더기를 걸러준다. 완성!
참 간단하지만 매일아침 하려니 손이 많이가요. 우리들 부모님도 이렇게 엄마아빠가 되었겠지요.
다행히 우리 아가의 반응은 아직은 좋아요. (그래도 그릇째로 먹음 안돼, 요녀석! ^^) 매일 오전, 10시에서 11시 사이, 우리는 이렇게 보내고 있답니다. (전문가 팁은 늘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주는 게 좋다고 해요.)
지난번 친구가 엄마에게 가장 돌아가고 싶은 시절이 언제냐고 물었더니, “너 아기 때” 라고 하셨다구요. 당연히 “당신 처녀일 때” 일거라고 생각했는데…
문득 저도, 다른 엄마들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막 태어나서 잠도 못 자게 하고, 모유도 잘 못 먹던 시절, 내가 잠든 사이 아기가 아프기라도 할까봐 잠들지 못하던 신생아 시절이 벌써 추억이 되었거든요. 몸이 힘든데도, 아기에 눈에 비친 제 얼굴은 참 화사하게 웃고 있었어요. 어느새 제 무릎 위에 잠든 아가의 손이 그새 꽤 많이 큰 것 같네요.
엄마사람은 입학은 있지만 졸업은 없다고 하죠. 저에게 이렇게 끝이 없는 인생의 전성기를 가져다 준 아가와 오늘은 고마움의 표시로 더 열심히 놀아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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