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음빵의 휴직이야기, 11개월 차 : 아기의 첫돌

어느덧, 돌강아지가 되었습니다.

제법 사람처럼 자기의사를 표현할 줄 알고,
특히 돌잔치가 지난 이후 무언가 눈치가 더 생긴 것만 같아요. 돌 이후엔 사람이 된다더니, 역시 옛말이 딱 맞습니다.

아기 돌잔치는 친척분들만 모시고 전통식으로 지냈습니다.
전통 돌상에는 많은 것들이 올라오는데
벼루, 먹, 붓, 마패, 망치 등 학문과 입신양명을 상징하는 것,
엽전, 쌀, 실과 같이 재복과 먹을복, 무병장수를 의미하는 것,
이외에도 활, 미나리, 실타래 등 다소 생소한 것들도 있었지요. 활은 무예를, 미나리는 건강을, 실타래는 재주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우리아기는 무얼 잡았을까요.
남자 아기라 엄마는 활을 잡았으면 했는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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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식
그 사이에 우리아기는 이유식도 완료하고, 이제는 거의 밥을 먹게 되었습니다.
아직 간은 하지 않는데, 스스로 먹는 것을 좋아해서 핑거푸드 위주로 많이 만들어 주고 있어요. 스스로 먹는 것은 기특하고 예쁜데 엄마에게는 치우는게 또 엄청난 일이죠.
요새는 “먹어”라는 말도 하고, 곰돌이에게 먹여주기도 합니다. 엄마에게도 먹여줌의 손길은 예외가 아닌데 너무 귀여워 꽉! 깨물어주고 싶어요. 엄마의 모습을 따라하는 걸 보니 좋은 모습만 보여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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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

#움직임과 언어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한발한발 떼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어요. 잡고 걷는 건 빠르고 살살 손을 떼기도 하고, 이렇게 떨어진 물건을 주우려고 장 뒤에 닿지 않는 손을 넣기도 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감탄사도 생겼어요.
“우찌꽁 이찌꽁 띠꽁”
물건을 주며 쓰임새를 묻기도 하고, 이거 뭐냐고 물어볼 때는 물건을 주면서 “이거” 하며 쓰임새를 보여달라 하죠. 보여주면 비슷~~하게 흉내내 보기도 합니다.
말귀를 알아들으니 안돼~! 하고 야단치면 으앙~ 울기도 해요. 아기들에게 부정의 언어를 많이 쓰는 것은 좋지 않아서, 꼭 안될 때에만(안전에 관할 때) 단호하게 얘기해 주어야 한다고 하는데.. 왜 꼭 안되는 일이 이렇게나 많을까요? 교육이란 참 어려움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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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자람은 정말 매일이 행복하고 새로운 경험이지요. 정말 신기한것 중 하나는, 겁이 많아 남편이 출장가면 잠도 잘 못자고 친구들을 부르고 친정에 가곤 했던 제가 아기와 둘이 있으면 세상 무서운게 없어진다는 것이지요. 존재감이 든든한 아기여서 일까요,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줘야할 엄마이기 때문일까요.

이 아기와 온종일 함께하는 날들이 이제 두 달 남짓 남았습니다.
유난히 길었던 이번 가을, 산책길에 낙엽을 손에 쥐어주고 까르르거리는 아기를 보며, 이 순간 순간의 아기의 모습들을 놓치게 될 앞으로가 섭섭하기도 한 것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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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또 한편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도 너무 행복한 일이지요. 남자아이는 만 6세면 엄마에게서 관심이 없어진다던 친구의 말을 위로 삼아 지금은 조금 섭섭하지만, 엄마도 슬슬 돌아갈 준비를 하려고 합니다.

아마 조금은 힘들겠지요. 더 일찍 일어나고, 더 늦게 잠드는 날들이 시작되겠지요. 주양육자가 3년간 변하지 않는 것이 애착형성에 좋다는 것은 익히 들었지만,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합니다. 애착의 시간보다, 질이 중요할거라고, 암 그렇고말고요;,) 마음 단단히 붙들어 매어야겠어요. 그 대신 퇴근 후에 더 최선을 다 할거니까요.
13개월 우리 아기의 삶에서 곧 많은 것들이 변하겠지만, 그래도, 변하지 않을거에요. 이 사랑의 마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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