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만 해도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주목받았죠? 하지만 올해는 또 다른 트렌드 키워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름하여 워커밸! 미디어에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거예요. 이 단어가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우리가 왜 알아야 하는지 서울우유가 조목조목 알려드립니다. :D
워커밸이란?
워커밸이란 ‘Worker-Customer-Balance’의 영어 약자로, 근로자와 소비자 사이의 균형을 의미합니다. 서비스업 등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감정노동이 심각해지면서 근로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자, 즉 매너 있는 소비자가 되자는 뜻을 담고 있어요. 여기서 말하는 감정노동이란 ‘서비스나 상품을 팔기 위해 실제 자신의 느끼는 감정과 다르게 표현하거나 만들어내는 노동’으로 얘기할 수 있습니다. 보통 여성 종사자가 많은 서비스 직종에서 감정노동이 강요되는 경우가 있죠.
몇 년 전부터 ‘갑질’ 키워드가 떠오르면서 대한민국에 만연해있는 여러 갑질이 수면 위로 올라왔는데요. 워커밸은 그 중 ‘소비자의 갑질’에 주목합니다. 백화점, 음식점, 콜센터 등 다양한 고객을 만나는 서비스 업종에서 쉽게 일어나는 소비자 갑질. 지나친 요구, 이유 없는 욕설과 손찌검 등 그 종류도 정말 다양하죠. 이렇게 근로자와 소비자 사이에 갑질이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는 고객에게 잘못 응대할 경우, 자신에게 불이익이 올 수 있다는 이유로, 종사자들이 소극적으로 대응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요즘엔 ‘진상’이라 불리는 블랙컨슈머들이 갑질을 하지 않도록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어요. 직원들의 옷이나 계산대 앞에 ‘남의 집 귀한 자식’이라는 문구가 붙어있다거나 ‘노키즈존’ 등 특정 손님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행동들입니다. 개인의 행동뿐만 아니라 국가에서 나서서 법으로 제정하기도 했는데요. 그와 관련된 내용은 조금 이따 말씀드릴게요.
워커밸이 필요한 이유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감정을 관리해야 하는 활동이 직무의 50%를 넘는다면 감정노동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는데요. 현재 우리나라 감정노동자의 수는 우리나라 전체 임금 근로자의 31~41%에 해당하는 약 560만~740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전화 상담사부터 승무원, 보육교사, 민원 업무 담당자까지 감정 노동 직업군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죠.
그렇다면 워커밸이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이유는 뭘까요? 일단 감정노동자 당사자들이 안전한 근무 환경을 보장받기 위함이 제일 큰 이유입니다. 하지만 조금 더 나아가 생각해본다면 근로자들의 근무 환경이 좋아지면 회사 역시 좋아질 수 있어요. 왜냐하면 근로자가 갑질을 당했을 때 정신 건강이 하락하면 업무성과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그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근무 환경이 좋아진다면 그만큼 서비스의 질도 좋아져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도 퀄리티 높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요. 결국 워커밸은 감정노동자와 고용주뿐만 아니라 소비자 즉, 국민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필요한 움직임입니다. 직원이 좋으면 회사도 좋고 나아가 우리나라 전체가 좋아지기에 국민 발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요.
감정노동자보호법이라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워커밸을 지키고, 감정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작년 10월 18일, 고용노동부에서는 개정한 산업안전보건법이 시행되었습니다. 그중 ‘감정노동자 보호법’이라고도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의 법 조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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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안전보건법 제 26조 2(고객의 폭언 등으로 인한 건강장해 예방조치)
① 사업주는 주로 고객을 직접 대면하거나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상대하면서 상품을 판매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고객 응대 근로자”라 한다)에 대하여 고객의 폭언, 폭행, 그 밖에 적정 범위를 벗어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유발하는 행위(이하 “폭언 등”이라 한다)로 인한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② 사업주는 고객의 폭언 등으로 인하여 고객 응대 근로자에게 건강장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현저한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업무를 일시적 중단 또는 전환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③ 고객 응대 근로자는 사업주에게 제2항에 따른 조치를 요구할 수 있고 사업주는 고객 응대 근로자의 요구를 이유로 해고, 그밖에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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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이 산업안전보건법엔 고객 응대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조치가 명시되어 있는데요. 그 조치들이란 폭언 등을 하지 않도록 요청하는 문구 게시 및 음성 안내를 할 것, 사업주는 고객 응대 업무 매뉴얼을 마련하고, 교육을 하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고객 응대 근로자가 고객의 폭언 등으로 건강 장애가 발생했거나 그런 우려가 있다면 업무를 일시적 중단하거나 전환할 수 있게끔 하는 것과 치료 및 상담에 대한 지원 요청을 하면 그 지원까지 해줘야 하는 규정들인 거죠.
감정노동자가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산업안전보건법. 아직 시작에 불과하지만 노동자들이 앞으로 더 안전한 법의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기대할 수 있겠죠?
‘고객이 왕이다’라는 생각은 근로자의 생각이지, 소비자가 가져야 할 생각은 아닙니다. 근로자와 소비자 간의 평등한 균형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법 제정 이전에, 근로자와 노동자에 대한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는 것이 먼저입니다. 우리 모두가 내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매너 있는 소비자가 되어 워커밸을 높여보도록 합시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