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사는 게 대세인 세상! 요즘의 트렌드는 사회적인 관념 속에서 나다움을 지키는 거라고 하죠? 『자존감 수업』,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괜찮아』 등 각종 힐링 에세이가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을 보면 나다움이 주요 키워드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오늘은 나의, 나에 의한, 나를 위한 세상을 사는 사람들에 대해 알아볼까요?
나나랜더들이 사는 곳, 나나랜드
2016년에 개봉해 360만 명 관객을 돌파한 영화 <라라랜드>. 꿈을 이루기 위해 LA로 온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과 배우 지망생 미아가 만들어가는 이야기입니다.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위한 도시, ‘라라랜드’. 이러한 도시가 ‘라라랜드’라면 나다움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회가 ‘나나랜드’예요. 한마디로 ‘나나랜드’는 영화 <라라랜드>의 제목을 패러디한 신조어이며, 가장 나다운 것을 발견하고 자기애를 쌓아가는 사람들이 사는 곳을 뜻하죠.
더 나은 스펙을 위해 경쟁하고 더 예뻐지기 위해 성형하거나 가혹하게 다이어트를 하는 등 살아가는 데 크게 불편하지 않아도 사회적인 기준 또는 남의 시선에 맞춰 나를 바꾼 적이 있을 텐데요. 그래서 우리는 그런 거짓 자존감이 아닌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진짜 자존감을 높이는 노력을 많이 해왔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조금 달라요. 내 자존감 지키기에서 더 나아가, 기존의 가치관과 사회적 기준을 벗어난 나나랜더들이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나다움을 찾으면서 획일화되었던 미의 기준을 벗어나고 다양한 영역에서 성 구분이 없어졌죠. 그와 동시에 다름을 인정하면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나나랜드입니다.
미코노미(Meconomy)
나나랜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경제용어가 있습니다. 바로 ‘미코노미’인데요. 제레미 리프킨의 저서 『소유의 종말』에 처음으로 언급된 이 단어는 나를 뜻하는 ‘Me’와 경제를 뜻하는 ‘Economy’가 더해진 합성어입니다. 내가 주체가 되어 경제 활동을 이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요. 자신이 주인공인 세상에서 사는 나나랜더다운 경제 활동이죠?
실제로 이러한 미코노미의 영향으로 각종 시장에서는 나나랜더를 공략하는 다양한 변화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일단 편의점에서는 1인 소비자인 ‘나나랜더’들의 취향을 맞추기 위해 적절한 양과 고퀄리티의 제품들을 앞다퉈 출시했고, 이젠 어떤 음식점을 가도 1인 세트 메뉴가 없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은행인데요. 은행에서는 ‘셀프 기프팅(Self-gifting)’이라는 이름의 적금 상품을 내놓기 시작합니다. 스스로 격려와 응원을 하기 위한 힐링 적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자신을 위한 선물’이라는 뜻의 상품이죠.
자기 몸 긍정주의(Body-positive)
이번엔 패션계 사이에서 불고 있는 나나랜드 열풍에 대해 알아볼게요. 주로 젊은 층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이것! 바로, 자기 몸 긍정주의입니다. 영어로는 ‘Body-positive’예요. 사회가 정해놓은, 획일화된 미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자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 속옷 브랜드에서는 이미 2015년부터 광고 모델의 포토샵 보정을 중단하고 현실적인 체형의 모델을 앞세웠는데요. 그 결과 연 매출이 20%대로 증가했다고 해요. 또한 세계적인 스포츠 의류 브랜드에서도 스포츠 탑과 레깅스를 입은 ‘플러스 사이즈 마네킹’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마찬가지로 비현실적으로 마른 모델이 아닌 플러스 사이즈 모델, 내츄럴 사이즈 모델 등 다양한 체형의 모델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나나랜더’들은 이제 더는 이상적인 몸매를 좇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를 위한 소비도 하지 않게 됐습니다.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이 만들어낸 미의 기준에,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 때문이죠.
사회는 변하기 마련이고, 기준 역시 바뀝니다. 결국 ‘나다움’이 변화무쌍한 사회 속에서 나를 지키는 길이에요. 여러분도 나를 먼저 생각하는 건강한 나나랜더가 되길 바랍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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