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관한 흥미로운 옛날 이야기

서울우유 이야기 2020/03/10 14:00 SEOULMILK

코로나19로 인해 새로운 학기 시작이 많이 연기되고 있어요. 원래 이맘때 즘이면 술자리가 가장 많이생기곤 했는데요. 서먹서먹한 사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역시 술을 빼놓을 수 없죠? 그만큼 술의 역사 역시 정말 오래되었답니다. 그래서 오늘 서울우유는 술에 관한 흥미로운 옛날이야기들을 몇 가지 준비해봤습니다. :D

통일신라시대에도 술게임을 했다?

술 마실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술 게임! 흥의 민족 우리나라답게 다들 머릿속에 술 게임 몇 가지는 기본적으로 알고 있을 텐데요. 그런데 놀랍게도 이런 술게임이 통일신라시대부터 이어져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오히려 오늘날의 우리와는 달리 더 세련되고 유쾌하게 즐겼다고 하는데, 과연 어떤 술 게임이었을까요?

바로, ‘주령구’라고 불리는 6개의 사각형과 8개의 육각형으로 만들어진 14면체 주사위 술 게임입니다. 1974년 경주 안압지에서 발견된 이 유물에는 각 면에 한자가 써져 있다고 해요. 그래서 주사위를 굴려 나온 한자에 해당하는 벌칙을 취해야 하는 거죠. 한글로 번역하면 대략 ‘3잔 원샷 하기’, ‘즉흥적으로 시 짓기’, ‘얼굴 간지러움 태워도 참기’, ‘코 맞기’, ‘다른 사람 지목해 노래 청하기’ 등이 써져 있었다고 합니다. 오늘날 술게임과 비교해도 딱히 이상할 것이 없는 듯하죠? 술 앞에서 유치해지는 건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 똑같나 봅니다.

“수작을 건다”라는 말은 좋은 뜻이었다?

“어디서 허튼수작을 부려?”라는 말, 많이 들어봤죠?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경쟁관계에 있는 두 사람 사이에서 종종 나오곤 합니다. 보통 무언의 계획을 갖고 행동하거나 말을 건넬 때 ‘수작을 부린다’고 쓰이는데, 사실 여기서 말하는 ‘수작’이란 정말 평범한 단어입니다. 술 따를 ‘수(酬)’와 술 따를 ‘작(酌)’이 합쳐진 단어로, 단순히 술잔을 주고받거나 응대한다는 뜻이죠.

하지만 술을 주고 받다 보면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갈 테고, 그 과정에서 횡설수설하거나 과장된 말을 하게 될 수 있어요. 또한 술을 대접한다는 것 자체가 아첨이 될 수 있고, 무언가 바라는 게 있기 때문에 이 말 자체가 ‘어떤 음모를 꾸미거나 속셈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을 뜻하게 된 거죠. 더 나아가 남의 말이나 행동을 비하하거나 함부로 낮추어 대할 때도 사용된답니다.

넘침을 경계하는 잔, 계영배

또한 조선에서 사용하던 술잔이 있었습니다. 바로 ‘계영배’라고 하는 술잔인데요. 계영배(戒盈杯), 말 그대로 ‘넘침을 경계하는 잔’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넘침을 경계한다는 걸까요? 이 잔에는 참 신기한 장치가 숨어있기 때문인데요. 잔 밑에 보면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그런데 술을 어느 정도 부어도 전혀 새지 않아요. 하지만 딱 잔의 7할 이상을 따랐을 때 밑구멍을 통해서 안에 있는 술이 모두 쏟아져 나오게 되죠. 그래서 넘침을 경계하는 잔이라고 불렀답니다.

그렇다면 어떤 원리로 7할 넘게 술을 채우면 밑으로 쏟아져 나오게 되는 걸까요? 그 비밀은 계영배의 둥근 기둥에 있는데요. 그 기둥 안에는 빨대를 말굽 모양으로 구부려 놓은 듯한 관이 숨어있습니다. 그래서 술을 적당히 부으면 기둥 밑의 구멍으로 들어간 술이 기둥 안쪽 관의 맨 위까지 넘어가지 않기 때문에 술이 아래쪽으로 새지 않는 거죠. 선조들의 지혜에 감탄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술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술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내 주량껏 적당히 마시는 게 중요하다는 점 꼭 기억해 주세요. 그리고 무엇보다 요즘은 많은 사람이 모이는 모임은 갖지 않는 게 좋겠죠? 새 학기가 시작된 이후에도 이점 꼭 유의하세요 :D